잠에서 깼다. 한밤중이다. 핸드폰을 톡톡 두드려 시간을 확인하니 밤 3시이다. 거실에 나갔더니 빛이 들어와 거실에 몸을 얇게 펴고 자고 있다. 아파트 8층이니 가로등의 불빛은 아니다. 베란다로 나가 확인해보니 달빛이다. 반달이 창을 거의 정면으로 마주하고 떠 있었다. 달은 밤하늘을 가고 있었으나 달빛은 달을 하늘에 버려두고 거실로 들어와 고요하게 자고 있었다. 달빛의 잠은 잠이 어둡지 않고 환했다. 불을 켜는 짓은 하지 않았다. 그러면 달빛이 화들짝 놀라 일어나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다시 달빛과 함께 잠을 청했다. 언제나처럼 일어나면 일어나 가고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