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과 햇볕

Photo by Kim Dong Won
2024년 8월 18일 경기도 양평의 문호리 테라로사에서

똑같아 보였지만 모두 창은 아니었다. 하나는 창이었고, 하나는 창을 통해 들어온 햇볕이었다. 창에는 하늘이 담겼고, 환한 햇볕에는 아침이 담겨 있었다. 창은 하루 종일 하늘의 자리였지만 가끔 구름에 자리를 내주었다. 구름이 창을 차지할 때면 아침이 담겨 있던 햇볕이 벽에서 흔적을 지웠다. 잠시 구름이 햇볕을 거두어가는 시간이었다. 구름은 잘 마르라고 햇볕을 벽에 걸어놓았다 걷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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