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과 물길

Photo by Kim Dong Won
2012년 8월 25일 강원도 영월의 문산리에서

길은 대개 끝나는가 싶으면 또다른 길로 이어지며 다시 길을 나선다. 하지만 강원도에 가면 얘기가 조금 달라진다. 산속을 파고든 길이 자주 여기가 끝이라며 더 이상 길을 가지 않는다. 영월에서도 자주 그런 일이 벌어진다. 다리를 건너온 길은 영월의 문산리 마을에서 걸음을 멈춘다. 길은 더 이상 가지 않는다. 이곳에선 길이 사람들을 강변에 내려주고 그러면 사람들이 고무 보트를 타고 강을 내려간다. 일렁거리는 길이다. 길은 끊기지만 길의 끝에서 물길이 난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물길로는 다니지 않는다. 놀러온 외지인들만 그 물길을 돈내고 내려간다. 어릴 때는 물길이 길을 막는 불편이었는데 이제는 물길이 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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