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대개 끝나는가 싶으면 또다른 길로 이어지며 다시 길을 나선다. 하지만 강원도에 가면 얘기가 조금 달라진다. 산속을 파고든 길이 자주 여기가 끝이라며 더 이상 길을 가지 않는다. 영월에서도 자주 그런 일이 벌어진다. 다리를 건너온 길은 영월의 문산리 마을에서 걸음을 멈춘다. 길은 더 이상 가지 않는다. 이곳에선 길이 사람들을 강변에 내려주고 그러면 사람들이 고무 보트를 타고 강을 내려간다. 일렁거리는 길이다. 길은 끊기지만 길의 끝에서 물길이 난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물길로는 다니지 않는다. 놀러온 외지인들만 그 물길을 돈내고 내려간다. 어릴 때는 물길이 길을 막는 불편이었는데 이제는 물길이 돈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