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의 한 해

Photo by Kim Dong Won
2024년 9월 28일 경기도 장흥의 삼상리에서

잎에는 봄날의 기억이 자리하고 있다. 그 기억은 내내 잊혀지지 않는다. 잎은 초록으로 여름을 건너가지만 그 기억은 눈처럼 털어내던 꽃의 하얀 색일 수 있다. 그러다 가을이 오면 나무는 잎의 기억을 색과 바꾼다. 그리고 색을 입힌 기억을 기어코 털어낸다. 그러면서 가을이 지나가고 겨울이 온다. 기억을 잎에 담고 간직하고 털어내면서 나무의 한 해가 간다. 가을이 벚나무의 잎을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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