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그림자

Photo by Kim Dong Won
2014년 9월 25일 서울 천호동에서

계단에 빛이 엎드려 있었다. 하나는 열어놓은 창으로 들어와 계단에 엎어진 빛이었고 다른 하나는 창과 포옹한 빛의 그림자였다. 빛은 그림자를 갖지 못한다. 그림자는 원래 빛과 포옹한 물체들의 것이다. 하지만 유리창과 포옹하면 빛도 그림자를 갖는다. 유리창이 투명한 몸으로 빛의 그림자에게 자리를 내주기 때문이다. 그림자도 빛처럼 환하지만 빛과는 조금 다르다. 포옹한 빛의 그림자가 은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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