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류의 강과 배

Photo by Kim Dong Won
2005년 11월 20일 경기도 퇴촌의 남한강변에서

배 한 척이 강을 조용히 거슬러 오른다. 강은 천천히 아래로 걸음을 떼어놓는다. 두 걸음이 위아래로 엇갈린다. 그래도 강은 흐름을 역행한다 배를 탓하지 않는다. 하류에 이른 강은 천천히 속도를 낮춰 배가 강의 위쪽으로 길을 여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해준다. 배가 조용히 강에 몸을 부비며 제 갈 길을 가고 둘은 아무런 다툼도 없이 서로의 길을 연다. 세상이 하류에 이른 강처럼 흘렀으면 좋겠다 싶어진다. 배가 어디로 가든 평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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