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집안에서 작은 이사를 했다. 그녀가 사무실을 정리하고 들어오는 바람에 집안에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 내가 이용하던 보조 책상을 내주었다. 그 통에 그녀의 방에 있던 책이랑 집기들이 모두 거실로 나와야 했다. 책상이 자리할 공간의 확보를 위해선 침대를 틀어야 하는데 방에 있던 것들을 빼지 않고선 침대의 방향을 틀 수가 없었다.
책상하나 들어가고 나오는 일이었지만 그 책상 위에 27인치 모니터와 21인치 아이맥이 올라앉아서 침실의 풍경은 크게 변했다. 큰방에 책상을 모두 놓고 함께 작업하고 침실은 둘이 자는 데만 쓰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그녀가 작업할 때 뭘 틀어놓고 작업하는 독특한 스타일이어서 결국은 각자 자기 방에서 작업하는 것으로 합의를 보았다.
한 집에서 살면서 각자의 방에서 각자 컴퓨터 놓고 일하며 살게 되었다. 예전과 달리 이제는 인터넷 회선도 독립되어 있다. 컴퓨터만 인터넷에 연결해주었다. 그밖에 나왔던 것을 다시 들여놓는 것은 각자 알아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