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동 가까운 곳에 <마드레>란 한식집이 있다.
집에서 가깝기 때문에 가끔 들린다.
마당으로 나가보면 옛것들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멍석은 아마도 가을날의 추억을 가장 많이 갖고 있을 것이다.
한낮에는 그 위에서 고추나 벼가 몸을 말렸을 것이며,
밤이면 사람들의 체온을 그 위에 싣고 같이 밤을 세운 날도 있었을 것이다.
짚신의 추억 또한 더듬어 보면 숨이 가쁠 정도로 많을 것이다.
서울가는 발길을 이끌고 산과 들을 넘었을 그 시절을 생각하면
밀려오는 까만밤에 짚신도 옮겨놓는 바쁜 걸음과 함께 숨을 몰아쉬었을 것만 같다.
멍석이 옛추억을 돌돌 말아쥐고 한켠에 놓여있었으며
짚신이 입을 멍하니 벌린채 기둥에 매달려 있었다.
한때 바쁜 삶을 함께 했던 것들이 이제는 구경거리가 되었다.
내 삶도 먼 훗날엔 남들의 구경거리가 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