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의 철조망을 걷어낸다고 한다.
동물들의 이동이 이제 좀더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철조망은 동물의 길만 가로막는 것이 아니다.
남산의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바람의 등에 업혀 탈출을 꿈꾸다
철조망 앞에서 그 꿈이 막힌 낙엽들을 수없이 만날 수 있다.
등에 등을 밀며 낙엽들은
막힌 꿈의 철조망 사이로 길의 건너편을 하염없이 엿보고 있다.
용케 철조망을 넘어간 낙엽들도 상당수는
또 다른 바람을 기도하며 철조망 밑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철조망이 없었다면
바람따라 굴러가고 싶었던 낙엽의 꿈도 막히지 않았으리라.
빨리 철조망이 걷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