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망초

Photo by Kim Dong Won
2010년 6월 20일 서울 천호동 한강변에서

바람이 달걀 프라이를 굽는다.
기름은 어제 내린 비로
뿌리 깊숙이 둘렀다.
달걀 프라이를 구으려면
적당한 열도 있어야 하는 법.
하늘의 태양볕이 얼른 거든다.
눌어붙기라도 할까봐
바람이 연신 이리 옮기고 저리 옮긴다.
너무 심하게 옮긴다 싶어
모양이 찌그러들까 은근 걱정이었지만
제자리로 돌아오면
모양은 다들 반듯반듯이다.
모양을 내려고
흰자위에 칼집까지 넣었다.
지나가다 들른 벌과 나비 녀석,
노른 자위만 탐하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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