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국

Photo by Kim Dong Won
2010년 7월 13일 경기도 양평의 청계산에서

난 운명이 싫었어.
꽃으로 태어나면
누구나 멍에처럼 뒤집어쓰는 그 운명이.
우리의 운명은 기다림이었지.
세상의 모든 꽃들은 기다려야 했어,
벌과 나비를.
그 기다림의 운명이 싫었던 나는
꽃으로 나를 단장하기 보다
아예 나비를 키우기로 했지.
그래서 나는 꽃과 함께 나비를 키웠어.
내 주변으로 언제나 함께 하는 나의 나비를.
그러니까 나는 나비를 기다리는 운명이 싫어
아예 내 주변으로 나비를 키운 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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