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는 비상을 꿈꾼다.
민들레의 봄은 노랗게 지상에 붙박혀 있지만
우리는 가을이 오면
씨방을 달고 하늘을 날고픈 민들레의 꿈이
어떻게 영글어 있는가를 볼 수 있다.
그 꿈의 가을이 바람을 타고 둥실 떠오르고
하얀 보풀들이 날개짓이 되는 순간
드디어 꿈은 현실이 된다.
그러나 그 비상의 꿈이 현실이 되어 하늘로 오르는 순간
우리는 민들레의 꿈이 지상에 납작엎드린 노란 민들레의 봄으로 다시 돌아가고 있음은 본다.
그렇게 민들레의 꿈은 하늘과 지상을 오고가며 돌고 돈다.
우리는 항상 지금의 현실을 떠나고픈 비상을 꿈꾸지만
우리들이 현실을 떠나는 순간
그렇게 우리가 떠나고 싶어했던 이 지상의 현실이 다시 돌아가고픈 우리의 꿈이 될지 모른다.
그러니까 지금 우리의 자리가 궁극적으로 우리의 꿈인지 모를 일이다.
한번쯤 순환하는 꿈의 마디에서 우리의 오늘을 돌아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