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의 연애십결 뒤집어 보기


내가 가입해 있는 맥주라는 매킨토시 동호회에 연애십결이라는 것이 올라와 있었다. 동아일보에서 창간한 여성잡지 <신가정>에 1935년에 실린 내용이라고 한다. 그 10가지 연애의 비결은 다음과 같다.

연애십결(戀愛十訣)
1. 이성과의 사이에 사랑이 싹틀 때는 조곰도 주저하지 말고 부모에게 통사정을 할 일.
2. 알게된 최초의 이성을 연애의 대상으로 생각하여서는 안될 일.
3. 감정(感情)에 흐르지 말고 이성(理性)에 눈떠야할 일.
4. 상대자의 성격(性格)을 경솔(輕率)히 판단(判斷)하지 말 일.
5. 연애 도중에 상대자에게서 절망(絶望)을 느낄 때는 칼같은 마음을 먹고 단념할 일.
6. 연애는 동정(同情)에서부터가 아니고 존경(尊敬)에서부터임을 인식할 일.
7. 연애의 수난(受難)은 상호(相互)의 책임인 것을 깨다를 일.
8. 어데까지든 신중(愼重) – 유희적(遊戱的) 연애는 절대로 피할 일.
9. 결혼기피(結婚忌避)와 처녀시대의 꿈속에 취하지 말고 어데까지나 엄격한 연애를 생각할 일.
10. 연애는 인생 최대의 사업(事業)도 아닌 동시에 무상(無上)의 향락(享樂)도 아님을 깨다를 일.

갑자기 30년대의 연애를 일거에 뒤집어 보고 싶었다. 업어치기 한판승의 승부욕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끄적끄적 연애의 비결은 다시 썼다.

1. 이성과의 사이에 사랑이 싹텄을 때는 애를 갖기 전에는 절대로 부모님에게 알리지 말 것. 부모님한테 알리면 연애를 시작도 해보기 전에 쫑난다.
2. 알게된 최초의 이성을 연애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은 무방하나 결혼의 대상으로는 절대 생각지 말 것.
3. 사랑은 한눈에 뿅 가는 것. 절대 이성적으로 생각지 말고 그냥 감정에 충실할 것.
4. 상대방의 성격에 대해서 크게 신경쓰지 말 것. 사랑하면 종교도 개종하는데 그까짓 성격쯤 고치는 것이야 무슨 대수겠어.
5. 연애 도중에 상대방에게 실망을 느꼈을 때는 어떻게든 고쳐서 쓸 것. 대표적인 예로 평강공주가 있잖아.
6. 불쌍해서 자꾸 만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게 사랑이 되는 것임. 그러니 항상 상대방을 불쌍하게 여길 일.
7. 연애의 행복은 서로 싫어지면 홀가분하게 헤어질 수 있다는 것.
8. 연애할 때는 실컷 놀아야 한다. 노는 재미가 없으면 그게 무슨 연애람.
9. 연애는 환상, 결혼은 현실이라는 얘기가 이미 공인된 진리니 연애할 때만이라도 처녀 시대의 환상을 실컷 즐길 것.
10. 연애는 종종 인생의 성공과 실패를 갈라놓는 최대의 사업이 되며, 연애할 때는 서로 보고만 있어도 좋으니 완전 공짜의 향락에 다름 없음.

고리타분한 30년대여, 훠이훠이 안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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