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이끼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12월 20일 강원도 춘천의 굴봉산에서

우리는 살다 죽으면
뒤가 걱정이다.
자식이 없으면
장사는 누가 지내 주냐고 걱정을 한다.
나무는 죽음의 뒤를 걱정하지 않는다.
습한 곳에 자리한 나무는
특히 죽음의 뒤에 대해 걱정이 없다.
뒤는 모두 이끼에게 맡긴다.
이끼는 나무의 죽음을
푸른 생명으로 일으켜 세운다.

4 thoughts on “나무와 이끼

  1. 그러고보면 이끼가 참으로 충직한 친구네요. 나무가 살아 있을 때도 함께하더니만
    친구가 죽어도 그 자리를 말없이 지켜주니까 말입니다.

    1. 그러고 보니 살아서 푸른 외투 한벌을 선물하는 경우도 종종 봤어요.
      다큐를 보니까 이끼는 꽃가루를 뿜어서 수정을 하더군요.
      신기하더라구요.
      작아서 찍기가 어려운데 다음에 더 유심히 들여다 봐야 겠어요.
      또다른 우정의 징표가 있을지도 모르니까 말예요.

  2. 네…. 그래요 참말
    이끼의 생명이..동원님의 글에서 참 좋네요
    푸른생명으로 일으키다…. 와 좋아요..
    사람과의 비교…진짜 그러게요…진짜루…^^

    1. 지난 해는 비가 많아서 완전히 이끼의 전성시대였던 것 같아요.
      아마 더 많은 나무의 죽음이 푸르게 일어섰을 듯.
      동네 담벼락도 여느 해와 달리 푸르딩딩해졌던 기억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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