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우라

사진 그리고 이야기/사진 한 장 그리고 이야기 하나 2008/07/07 00:00

Photo by Kim Dong Won
2007년 7월 18일 우리집에서


꽃은 핀다.
하얀 꽃잎을 펼치면서.

아니 꽃은 난다.
하얀 날개를 펼치고.

꽃이 피면
뿌리를 땅속으로 두고
꽃을 머리 삼아 하늘로 치켜들지만
꽃이 날면
꽃술은 졸지에 꽃의 꼬리가 되고,
꽃잎은 날개가 되며,
꽃잎의 뒤쪽은 꽃의 표정이 머무는 낯이 된다.
꽃잎은 그러니까 앞은 날개이고, 뒤는 얼굴인 셈이다.
그러면 이제 줄기는 기다란 부리가 되며,
꽃은 그 부리를 땅속에 꽂고
뿌리를 혀처럼 들이밀어 먹을 것을 구한다.
꽃은 어두컴컴한 땅속을 헤집고 들어가 고단하게 먹을 것을 구하고
그저 몇 뼘에 불과한 높이를 하늘처럼 날지만
그 낯빛은 항상 환하다.

**꽃의 이름은 가우라(Gaura Lindheimeri).
백접초, 즉 하얀나비꽃이라 불리기도 하는가 보다.
정확하진 않다.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두 이름의 꽃이 사실은 다른 꽃이란 견해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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