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우는 아파트 아저씨

Photo by Kim Dong Won
2012년 1월 31일 집에서

눈이 오자 아파트 앞마당이
하얗게 눈에 덮였다.
원래 아파트의 앞마당은
따로 길이 없고 어디나 길이었으나
눈이 오자 그 길이 모두 하얗게 지워졌다.
눈밭이 된 마당에는
벌써 사람들 발자국 몇 개가 찍혔다.
발자국은 이리저리 어지럽다.
길이 지워진 마당에서
길을 잃고 헤맨 것이 분명하다.
눈이 길을 지우자
집으로 돌아올 사람들의 귀가길이 걱정된 아저씨가
눈을 치워 눈밭에 길을 낸다.
아저씨가 눈가래를 밀고 가자
하얀 눈밭에 까맣게 길이 난다.
오늘 아파트를 들어선 사람들이
헤매지 않고 집을 찾아들어간 것은
모두가 지워진 길을 다시 내준
아저씨 덕택이다.

Photo by Kim Dong Won
2012년 1월 31일 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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