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과 하늘 2

Photo by Kim Dong Won
2012년 4월 3일 서울 천호동에서

비가 올 것이란 소식이 들렸다.
그러자 구름은 비에 젖지 않도록
잿빛 보자기에 하늘을 꽁꽁싸두었다.
비가 그치자 구름은
보자기에 꽁꽁 싸두었던 하늘을
여기저기에 슬그머니 다시 풀어놓았다.
어찌나 잘 싸두었는지
하늘은 정말 말짱하기 이를데 없었다.
그래도 혹시 보자기를 풀다가 젖을까봐
구름은 조심조심 천천히 보자기를 풀었다.

2 thoughts on “구름과 하늘 2

  1. 그냥 봐도 확대해 봐도 도통 이런 상상이 안됐는데, 신기합니다.
    비가 그치고 날이 갠다는 건 구름 보자기의 잿빛 물이 슬슬 빠지는 거였군요.

    1. 상상은 하늘보면서 하니까
      아무래도 사진은 그 분위기 전하는데 부족할 듯 싶어요.
      이 날따라 다시 푸른 하늘이 나온게 아니라
      하늘을 싸두었다가 풀어놓은 느낌이더라구요. ㅋㅋ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