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한때 그것을 좋아했었다.
맥주를 마실 때는
달리 다른 안주가 없어도 좋았다.
그냥 그것만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했었다.
너무 많이 먹으면
그것의 소금기가 입천장을 부식시켜
입안이 헐기도 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새우깡이다.
요즘은 거의 먹질 않는다.
하지만 이제는 갈매기가
가장 좋아하고 사랑하는 과자가 된 듯하다.
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단비같은 축복이여.
(왜 아니 그렇겠니.
그물을 쳐놓아도 잡기 어려운 것이 새우 같던데
새우맛이 나는데다 그게 거저이니.)
오, 새우깡.
이 저항할 수 없는 맛이며.
(하긴 우리도 먹고 살기 위해 하는 짓이면
뭐든 용서받을 때가 많단다.
그러니 너는 어느 새가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고 읊조리거든
낮게 나는 새가 새우깡으로 배를 채운다고 맞서려무나.)
야호, 물었다.
(새우깡 먹고 나면
소주삼아 바닷물도 한모금 들이키려나.)
새우깡이 없었더라면
아무리 손흔들어도 눈길 한번 주지 않았을 갈매기들이
뱃전의 뒤끝에서 뿌려지는 새우깡의 맛에 침을 삼키며
항상 떼를 지어 배의 뒤로 몰린다.
(혹시 선착장 근처의 상점에서
새우깡 판매에 지대한 공을 세웠다고
감사장이라도 한장 안주디?)
2 thoughts on “갈매기와 새우깡”
그런 사진만 올리셔서인지 모르겠지만, 새우깡을 물기 전까진 날개를 높이올려
전속력으로 달려들다가 문 다음엔 날개를 활짝 펴고 맛을 음미하면서 서서히
비행을 즐기는 갈매기의 지혜랄까 간절함이 재밌는데요.
입에 물고 있으면 새우깡만 채간다는 말이 있던데 직접 해보는 용감한 사람은 없더라구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