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해외로 나가면
새롭게 쓰는 프로그램이 생기곤 한다.
딸이 처음 일본으로 나갔을 때는
가끔 얼굴을 보며 얘기를 나누기 위하여
컴퓨터에 화상 채팅 프로그램을 깔았었다.
이번에는 미국으로 가면서
일본에 가 있을 때와 달리
새로운 프로그램을 하나 더 쓰게 되었다.
리빙 어스(Living Earth)라 불리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의 명칭을 우리 말로 옮기면 살아있는 지구란 뜻이다.
이름으로 미루어선
무슨 지구의 환경과 관련된 프로그램 같지만
그것과는 거리가 멀다.
이 프로그램은 그냥
내가 원하는 세계 각지역의 현재 시간을 알려주는
시계 프로그램이다.
미국과의 시차가 벌어지는 바람에
일본에 갔을 때와 달리
이런 프로그램이 하나 필요하게 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현재의 시각은 물론이고 날씨도 알려준다.
현재의 날씨를 포함하여
해당 지역의 일주일치 날씨를 모두 살펴볼 수 있으며
해뜨는 시각이나 해지는 시각도 알 수 있다.
기능은 시간과 날씨를 알려주는데 있지만
사실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매력은
그런 기능과는 전혀 다른 곳에서 찾아진다.
바로 우주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에서 포착된 지구의 모습을
거의 실시간으로 제공하면서
내가 현재 시간을 알고 싶어하는 지역을
표시해준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렇게 우주적 시점에서 지구를 내려다보면
저녁이 오는 방향이
우리의 체감 방향과는 정반대이다.
우리의 지구에선 아침은 동쪽에서 오고
저녁은 서쪽에서 오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이 리빙 어스로 보면 아침과 저녁 모두 동쪽에서 온다.
하긴 생각해보면 그렇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면서
세상은 동쪽부터 어두워질 것이 뻔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우리의 지구에서 저녁은
왜 서쪽에서 오는 듯한 느낌이 든 것일까.
아마도 그림자 때문이 아닐까 싶다.
저녁이 되면 그림자가 동쪽으로 길게 몸을 눕히면서
마치 서쪽부터 그림자가 짙어지는 느낌을 준다.
그림자가 동쪽으로 점점 길어지는 것도
그림자가 서쪽에서 오는 듯한 느낌을 가져다주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해가 질 때 동쪽을 바라보며 저녁을 살피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모두가 해가 지는 서쪽을 바라보며
해가 기우는 정도를 살펴 저녁을 가늠한다.
그런 연유로 지구에 사는 우리에게
항상 저녁은 서쪽에서 오는 것이었다.
그러나 우주에서 내려다 보면
아침이나 저녁이나 모두 동쪽에서 시작되어 서쪽으로 마무리된다.
2 thoughts on “아침과 저녁이 오는 방향”
저는 멋진 사진들이 번갈아 나오는 FlipClock을 종종 사용하곤 하는데,
Living Earth 멋져보이네요. Beautifully developed & Thoughtfully designed란
고객 평가가 맨 위에 나올만 한데요.
1불 짜리라 구입하려 했더니 OS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는군요.^^
요 프로그램과 더불어 몇가지를 살펴봤는데 요게 가장 마음에 들더라구요. 프로그램 띄우면 푸른 지구가 서서히 떠오르면서 로딩이 되요. 그것도 멋지더라구요. 데스크탑 버전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