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대사 하나가 흘러나온다.
“내가 바라는 사랑은 소박한 거야.
내게 있어 사랑은 저녁놀을 함께 바라보는 거야.”
나의 반응:
아니, 그게 정말 소박한 사랑이야?
그 저녁놀이 비행기를 타고 가서
하루 20만원짜리 호텔에 묵으며 바라보는
보라카이 해변의 저녁놀인데도?
그 저녁놀이 초호화 요트에 몸을 싣고
우아하게 와인을 한잔 걸치며 바라보는 저녁놀인데도?
영화의 대사는 계속된다.
“내가 바란 사랑은 아주 소박한 것이었어.
내가 원한 건 그저 딱 한번 날 바라봐 주는 것이었어.”
나의 반응:
아니, 그게 정말 소박한 거야?
딱 한번 바라보고 영원히 시선 고정인데도?
대사는 또 이어진다.
“난 큰 걸 바라지 않아.
나는 행복이 작은 것들 속에 있다고 생각해.”
나의 반응:
아니, 정말 그런 거야?
그 작은 게 1캐럿짜리 다이아몬드 반지인데도?
그 작은 게 2인용 스포츠카 페라리인데도?
영화 속에선 주어를 없애버린 명바구식 대화와
괘종시계를 하나 사면서 이렇게 큰 거 샀으니
작은 손목시계 하나 끼워달라는 식의 대화가 계속되고 있었다.
2 thoughts on “정말 소박한 거야?”
어제 저도 마침 해질녘에 인천공항 카고에 갈 일이 있었는데,
저 사진만큼은 아니어도 차창에서 바라보는 저녁놀이 볼만하더군요.
두 번째 소박한 사랑에서 빵 터졌습니다.ㅋㅋ
소박한 표현 뒤에 숨겨놓은 어마어마한 본심이라고나 할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