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놀이터에서 그냥 논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놀이를 창조한다.
맴돌이 미끄럼틀이나 그네, 운동기구, 시소 등등의 모든 것이
아이들의 손에서 새롭게 창조된다.
그래서 그 창조력이 살아있는 아이들의 놀이터는 생기발랄하다.
아니, 경이롭기까지 하다.
무더위를 그 싱그러움으로 단번에 무너뜨리는 아이들이 오늘도 놀이터에서 즐겁게 놀고 있다.
강서구 등촌3동의 <새벗 어린이 공원>에서 그 아이들의 뒤를 쫓아다녔다.
스파이더 키드.
원래는 안으로 타고 내려가게 되어 있는 원통 미끄럼틀이지만
아이는 그 바깥에도 즐거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시소 혼자서 즐기기.
시소를 혼자 즐길 때는 가운데로 올라서서 다리를 벌리고
몸무게를 슬쩍슬쩍 옮겨주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여기에 개다리 춤을 곁들여야 훨씬 더 재미나다는 겁니다.
엄마가 시소를 태워줄 때는 건너편에 엄마의 사랑이 있습니다.
엄마가 그 사랑으로 지긋이 건너편을 누르면
아이는 그 사랑의 부력으로 공중으로 떠오릅니다.
그렇게 시소에서 엄마의 사랑으로 아이가 자랍니다.
엄마가 쉴 때도 얼마든지 시소에서 혼자 놀 수 있죠.
그때면 시소는 비행기가 됩니다.
조종간을 잡고 부웅 소리를 내면 곧바로 비행기예요.
어디까지 나를 거냐구요.
저기 하늘 끝까지죠.
혼자 길을 걸을 때면 아무 재미가 없지만
이렇게 셋이 걸으면 나란히 걷기만 해도 즐거워요.
어른들은 셋이 있으면 그 중에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면서 또 공부 얘기를 하던데
우린 셋이 있으면 걷기만해도 웃음이 절로 나오는 즐거움이 있어요.
몸은 따로 놀아도 대화는 계속되어야 한다.
어른들은 이걸 운동이라고 하지만
나는 이 위에 오르면 그때부터 구름 위를 뛰어다니는 거죠.
나는 날아오를 거예요.
한번의 날개짓으로 친구를 발끝에 매달고, 둘이 함께 저 하늘로 높이높이.
이번엔 남자 독수리예요.
우리는 혼자 크는게 아니고 이렇게 서로서로 어울리며 함께 자라죠.
장난감 카트가 졸지에 자동차로 변신하다.
1명이면 벌써 정원 초과.
그러나 기름 걱정 전혀 없는 강력 맨파워 엔진.
아이들은 그림벽의 그림 뿐만이 아니라 그림 너머도 궁금하다.
당연히 분수도 놀이 기구의 하나죠.
분수는 그냥 옆에서 구경하라고 있는게 아니예요.
친구랑 놀 때 뒤섞여 어울리는 것처럼
물과 함께 놀려면 이렇게 물의 한가운데로 뛰어들어야 하는 건 당연한거 아닌 가요.
어른들도 한번 물과 친구가 되어보세요.
미끄럼틀의 끝에는 무엇이 있는가.
친구의 물폭탄이 기다리고 있다.
미끄럼틀은 미끄러짐과 시원한 물폭탄의 두 가지 즐거움을 동시에 선물한다.
원통형 미끄럼틀의 획기적 변신: 수영장의 슬라이더가 되다.
아이들은 비닐 봉지에 물을 담아 그것을 뿌리면서
미끄럼틀을 수영장의 슬라이더로 바꾸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