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과 차

Photo by Kim Dong Won
2012년 11월 7일 서울 천호동에서

가을이 노랗게 물든 손을
자동차 뒤통수에 대더니 물었다.
어느 손가락 댄거게?
차는 아무 말없이 서 있다가
손가락을 모두 뿌리치고
뒤도 안돌아보고 가버렸다.
연인 사이인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가을이 차의 눈을 가리고 물었다.
내가 누구게?
나는 그냥 웃었을 뿐
누구인지 가르쳐주지는 않았다.
잠시후 차는 가을의 손을 휙 치우더니
또 뒤도 안돌아보고 가버렸다.
연인 사이인줄 알았는데
이번에도 또 아니었다.

Photo by Kim Dong Won
2012년 11월 10일 서울 천호동에서

2 thoughts on “낙엽과 차

  1. 낙엽도 확실히 엔진룸 가까이 있는 앞유리창에 많이 몰려 있었네요.^^
    조금 있다가 새 사랑을 찾아 부르릉 떠나버릴 줄은 모르구요.

    1. 올해는 아파트 단풍들도 예쁘더라구요. 지난해도 분명 단풍은 왔을텐데 별로 신경쓰지 않고 지나친 듯 합니다. 그래도 며칠은 눈여겨 보았더니 너무 이르게 간다 싶은 가을이지만 덜 서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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