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계곡의 바위를 겨울 동안
얼음 창살에 가두어 놓습니다.
물의 발목을 잡아
바위 위에 꽁꽁 붙들어 매놓고
오도가도 못하게 한 것이 죄목입니다.
물은 항상 위에서 아래로 흐를
거주 이전의 자유를 가지며
그것을 막는 것은 범죄로 처리됩니다.
형기는 언제나 그렇듯 봄까지 입니다.
날이 풀리면 계곡을 내려가는 물을 등에 업어서
아래로 내려주는 것으로 봉사를 하시기 바랍니다.
아니면 물이 즐겁게 미끄러져 내려갈 수 있도록
미끄럼틀이 되어도 좋습니다.
형기를 잘 마치고 출소하여
봉사의 즐거움으로 남은 계절을 보내길 바랍니다.
4 thoughts on “바위와 얼음 창살”
형벌 언도문치고는 꽤 젠틀한데요.^^ 보름 전의 저 눈들이 이젠 다 녹았을 테죠.
올겨울에 다시 저런 풍경 볼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설마 명바구 특사로 풀려난 건 아니겠죠? ㅋㅋ
명바구는 그 놈이 막아놓은 보에다 갖다 쳐박아 버리고 싶어요.
그럼 겨울이 알아서 꽁꽁 가두어 버릴 듯.
역시 글쓰는분의 은유는 재미있습니다.
감옥같이 느꼈네요.
저는 겨울궁전이라고 생각해봤습니다.
겨울여왕의 입김이 도사린 차가운 열정이랄까 싶었어요.
하얀 옷을 입은 여왕께서 계신가 자세히 들여다 볼 걸 그랬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