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모두 나를
눈이란 이름으로 부르지만
사실 나는 흰용이야.
사람들은 용하면
하늘로 높이 날아오르는
상상의 동물을 생각하지.
하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용과 달리
나는 온몸을 잘게 분해하여
눈이란 이름으로 이 세상으로 낮게 내려오지.
그리고는 골목에서 몸을 말아
다시 용의 형상을 되찾곤 하지.
그리고 골목의 냄새를 맡으며
그 자리에 오래 머물다
햇볕이 좋은 날
스르르 녹아 땅으로 스며들고 말지.
사람들의 용은 하늘로 높이 날아오르려 하지만
나는 지상으로 낮게 내려와
결국은 땅속으로 길을 가지.
2 thoughts on “흰용”
이게 龍飛御天歌와 함께 짝으로 지어졌다가
그 동안 유실되어 학자들의 추측이 난무했다는 龍落御地歌군요.^^
눈많이 오던 날 골목에서 여러 마리를 보았습니다.
아무래도 오늘의 포스팅은 해동 육룡이 골목마다 누우사 일마다 지복이시니.. 로 다시 써야 할 것 같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