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에 눈을 잔뜩 묻힌 차들이
아파트 주차장을 드나들면서
타이어 자국을 하얗게 남겼다.
가끔 동네에서 집을 헐고 새로 짓는
공사가 벌어지곤 한다.
그때면 공사장을 드나드는 차량의 바퀴에
진흙이 시뻘겋게 묻어난다.
그 바퀴로 동네를 누볐다가는
당장 동네 주민들의 항의를 받게 된다.
때문에 항상 공사장을 나올 때면
바퀴를 물로 깨끗이 씻는다.
공사장의 진흙과 달리
눈은 바퀴에 묻히고 자국을 남기고 다녀도
전혀 지저분하질 않다.
눈이 역시 깨끗한 것이긴 한가보다.
진흙과 달리 스스로를 녹여
자국을 닦아내니 더이상 할말도 없다.
무엇이나 어딘가에 묻고 나면 지저분한 법인데
눈은 어디에 묻혀도 여전히 깨끗했다.
깨끗하기로는 눈만한 것이 없는 듯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