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연꽃 줄기는
그 끝으로 연꽃을 내밀고
사랑을 찾았다.
슬쩍 스치기만 해도
사랑이 불타오를 듯한
뜨거운 계절이었다.
그러나 그 계절이 다 지나도록
사랑은 오지 않았다.
가을이 지나가면서
연꽃 줄기는 휘어졌고
겨울이 찾아와
얼음이 얼고 눈이 내리면서
연꽃 줄기는 눈밭의 바깥으로
휘어진 시린 등만 남았다.
사랑이 찾아오기엔
이제 너무 시린 계절.
그런데 오후의 햇볕 속에서
사랑이 반짝거렸다.
연꽃 줄기가 구했던
사랑의 절반은 줄기에서,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그 그림자에서 발견되었다.
사랑은 각각 절반에 불과했지만
그 절반의 사랑을 서로 맞추자
그곳에서 잠시 사랑이 빛났다.
4 thoughts on “연꽃 줄기의 사랑”
햐, 이런 사랑도 있었군요.
쓸쓸해 보이면서도 담담하고 격조 높은 사랑이 연출되었네요.
간만에 두물머리 나갔다가 평소에는 들어가지 못하는 연밭을 두꺼운 얼음 덕택에 한가운데까지 들어갈 수 있었죠. 겨울이 이런 건 좋더라구요. ㅋㅋ
그래서 사랑 시린가 봅니다..^^..
지금쯤 아마 더 이상 시리지 말라고 햇볕이 따뜻하게 다 녹여 주었을 듯 싶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