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알에 힘좀 더 주면
아주 불꽃도 튀겠다.
맹수의 눈은 날카롭다.
먹이를 물기도 전에
이미 매서운 눈초리로 상대를 제압한다.
먹이를 쫓는 눈이다.
이와 달리 초식동물의 눈은 선하다.
초식동물이 먹이를 쫓아
맹수처럼 달리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
그냥 먹이가 어디에 있나
이리저리 느린 걸음으로 둘러볼 뿐이다.
잡식성 동물의 눈은
그 중간에 서 있을 것이다.
눈에 힘을 주면 무서워지고
눈에서 힘을 빼면 순해진다.
채식주의자들은 매서운 맹수의 눈을 버리고
선한 초식동물의 눈을 갖고 싶은 사람들일 것이다.
육식동물은 배를 채우려면
먹이를 쫓아서 쓰러뜨리고 제압해야 한다.
맹수들이 공격적인 눈을 가지게 된 이유가 아닐까 짐작된다.
초식동물들의 배를 채워주는 풀들은
도망가는 법이 없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때문에 먹이를 쫓아 달릴 필요가 없다.
먹고는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하고
다음에 풀이 다시 자랐을 때쯤 또다시 찾아오면 된다.
먹이를 쫓는 매서운 눈을 가질 필요가 없다.
초식동물의 선한 눈은 아마도 그렇게 하여 얻어졌을 것이다.
생각해보니 고기를 먹을 때는
눈이 매서워지는 것 같고
야채가 밥상에 올라올 때면
밥먹을 때의 눈도 선해지는 것 같다.
4 thoughts on “맹수의 눈”
사진이 그림 같습니다. 어떤 땐 그림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사진이 더 사실적으로
보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앞으로 고기 먹을 때 표정관리 좀 해야겠는데요.^^
이제는 주변에 채식주의자들도 생기고 그런 상황인데..
채식하는 사람들이 대개는 눈이 선하더라구요.
얘의 눈빛을 보는데 나도 밥먹을 때 반찬에 따라
얘의 눈빛이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ㅋㅋ
통계로 보면 오래 사는 건 맹수가 아니라 초식동물이라더군요..
삶의 시간도 맹수는 상대적으로 짧은듯해요..
잡아 먹는거랑 뜯어 먹는거랑 그래서 차이가 있었나 봅니다….
맹수도 언젠가 풀을 뜯어 먹게 되면 이게 참 좋았구나 했을텐데…
온화한 눈빛으로 사는게 인생에도 좋다는 얘기가 되는 거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