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못과 나무

Photo by Kim Dong Won
2012년 3월 16일 서울 전농동의 서울시립대에서

나무를 곁에 둔 연못은
나무의 그림자만큼 깊어진다.
때문에 나무가 자랄수록
연못의 깊이는 더 깊어진다.

연못을 곁에 둔 나무는
그림자를 연못 속으로
깊이 내릴 수 있다.
아무리 얕은 연못도
나무가 그림자를 내리면
그만큼 깊어진다.
연못은 나무의 그림자로부터
깊이를 얻는다.

벽을 곁에둔 나무는
때로 그림자를 꺾어서
벽에 세워두어야 한다.
평지에 선 나무는
그림자를 항상 수평으로 꺾어서
바닥에 평평하게 펴놓아야 한다.

나무가 깊이를 가지려면
연못가로 자리를 잡아야 하며
연못이 깊이를 얻고 싶다면
나무를 그 곁에 세워야 한다.

2 thoughts on “연못과 나무

  1. 나무 그림자가 자기만 커 보이게 할 뿐 아니라. 연못까지 깊어 보이게 만들었군요.
    곁에 없었더라면 조금 심심해 보였을 텐데 뭔가 있을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네요.

    1. 올해 겨울에 잠시 들렀더니 언제나처럼 꽁꽁 얼어 있더군요. 예전과 달리 펜스가 쳐져 있어 내려가 보지는 못했습니다. 겨울에는 좀 들어가보고 그래야 재미난데 말예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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