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이 죽었다.
강의 길을 막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어릴 적 고향에도 보가 하나 있었다.
논물을 대기 위해 물의 길을 막았던 보였다.
우리는 그곳에선 잘 놀질 않았다.
물이 가장 더러웠기 때문이었다.
물은 흐르는 곳에서 가장 맑았다.
물은 죽어갈 때 더럽고
살아있을 때 맑았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고 나서
강의 여기저기에 보가 들어섰다.
강을 죽이는 일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말렸으나
개발 이익에 눈이 먼 정권 앞에
강의 생명은 안중에 없었다.
잠실대교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본다.
바로 아래 잠실 수중보가 있다.
4대강 사업을 하기 전부터 있던 보이다.
하지만 이제는 내려다보고 있을 때의 느낌이 다르다.
보가 물길을 막자
물은 보를 넘어 아래쪽으로 투신했다.
물은 하얗게 떨어져 죽었다.
인공으로 물길을 막으면
물은 투신으로 항거한다.
한 정권이 강의 생명을 유린한 뒤끝에서
보 위에 서자
물이 하얗게 떨어져 죽으며
길을 막아 목숨을 빼앗은 정권에
항거하고 있었다.
4 thoughts on “강의 죽음과 항거”
자신이 벌린 일이 무슨 일인지 몰랐기에 그런 무식한 사업을 임기 내내 펼쳤겠지요.
그저 아는 게, 해본 게 그거밖에 없었고, 하면 된다, 될 끼라는 이상한 자기확신에
휘둘려 5년을 허비하고 그 이상을 고생하게 만든 게 아닌가 싶습니다..
자연의 생명.. 이런 것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는 것 같아요.
고향 갈 때마다 고속도로가 섬강을 지나가는데
강가로 덮여있는 콘크리트 산책로를 보면 더 열불이 납니다.
그곳에 사람이 와서 북적거려도 문제일 것 같더라구요.
그냥 잠깐 스치지만 우거진 푸른 잡풀이 살던 풍경 자체가 좋았거든요.
이 죄는 꼭 물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강도 복수 할겁니다.
계속 돈쓰게 하는 복수….
보의 보수에만 매년 3천억이 든다고 보도가 되더만요.
희대의 사기꾼을 대통령으로 뽑아서 이 무슨 낭패인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