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굴식물의 포옹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8월 30일 서울 양재천에서

칭칭 감고 올라간다고 하지 마시라.
한 번 껴안고, 두 번 껴안고,
또 껴안은 것이다.
대개는 사랑한다고 하면서
한 번 껴안고 나면
그 뒤로는 껴안았던 팔을 풀고
사랑을 외로움 속에 방치한다.
우리 덩굴식물은 그렇지 않다.
숙명처럼 평생 팔을 풀지 않고 포옹하며
그 포옹 속에 꽃을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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