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딸나무의 마술

Photo by Kim Dong Won
2013년 6월 3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초여름이 되면
산딸나무에서 하얗게 꽃이 피었다.
멀리서 보면 나비떼가
하얗게 몰려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8월이 되면 산딸나무는
도깨비 방망이를 수없이 들고
같은 자리에 서 있었다.
혹시 산딸나무의 꽃은
도깨비 방망이로 뚝딱뚝딱 두드려서 만들어내는
마술일지도 모른다.
꽃나와라와라 뚝딱.
그렇게 한여름부터 가을까지 주문을 외우며
허공을 두들겨 두면
다음 해 초여름에 하얗게 꽃이 피는게
산딸나무인게 아닌가 싶었다.

Photo by Kim Dong Won
2013년 8월 22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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