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한 침수

Photo by Kim Dong Won
2013년 7월 15일 서울 천호동 한강변에서

걱정하지 마시라.
벤치의 다리만
물에 잠겼을 뿐이다.
당신들이 그날 속삭이며
남겨두었던 사랑은
아직 침수되지 않았다.
당신들은 아주 아슬아슬하게
자리를 잘 골랐다.
물이 빠질 때까지
당신들이 남긴 사랑의 추억은
오도가도 못할 것이다.
이상하게 갑자기 사이가 돈독해졌다면
어느 날 한강변에 남겨둔
당신들의 추억 덕택으로 여기시라.

2 thoughts on “아슬아슬한 침수

  1. 정말 아슬아슬 간당간당하네요.
    장마와 홍수가 가끔 이런 순기능도 한다고 교과서에 등재될지 모르겠는데요.^^

    1. 물에 잠기면 물이 위험한 것이 아니라..
      이곳에 가로등들이 있어 전기 감전의 위험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물이 실어나르는 게 진흙만은 아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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