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딸이
함께 촛불을 들었다.
날은 추웠으나
아버지의 품은
봄처럼 따뜻했을 것이다.
민주 세상에 대한 열망으로 덥혀진
품이었을 것이다.
어느 시인이 말했듯이
민주주의가 실종된 세상은
겨울공화국이다.
민주의 봄이 오면
그때는 모두가 따뜻한 세상을
함께 살 수 있을 것이다.
아이가 아빠와 함께 손잡고
가져다 준 세상이다.
아이야,
그때가 되면 너를 기억하고,
그 봄을 위해
아빠의 손을 잡고 촛불을 들었던
네게 감사하련다.
곧 그 감사의 날이 올 것이다.
오고야 말 것이다.
**덧붙이는 말
난 요즘 세상도 살만하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모여서 촛불을 들 수 있지 않은가.
그리 멀지 않은 세상,
나는 80년대를 거쳐
오늘을 살고 있다.
나의 80년대는
박정희, 전두환 군사독재 물러가라고 외치기만 해도
잡혀 가던 시절이었다.
잡혀가선 많은 이들이 고초를 겪었다.
그들의 고초가 오늘
독재자 박근혜씨를 말할 수 있는
토대를 닦아 놓았음은 부정할 수가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한가지 뿐이다.
그들이 닦아놓은 토대에 감사하며
그 토대 위에서
독재자 박근혜씨라고 말하고,
불법 당선 박근혜는 물러가라고 외치는 것이다.
나는 좋은 시절을 살고 있지만
그것이 박근혜가 가져다준 세상은 아니다.
내게 있어 많은 사람들이 고초를 겪으며 가져다준 이 좋은 세상에서
박근혜를 반대하는 것은
이 좋은 세상을 사는 가장 큰 즐거움이다.
잡혀갈 걱정도 없으니 어찌 즐겁지 않겠는가.
나에겐 잡혀갈 걱정없는 반대가 민주의 봄이다.
4 thoughts on “촛불 부녀”
아, 요즘도 계속 모이고 있었군요. 이런저런 뉴스들에 쑥 들어가 한동안 잊고
지냈는데, 상기시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덧붙인 말씀이 더 인상적입니다.^^
인도로 가야하긴 하지만 신청하면 소리치며 행진도 가능하고.. 쌀쌀한 날씨치고는 많이 모였어요. 한동안 이런저런 일 때문에 못나갔는데 잠깐 틈이 나서 다시 나갔습니다. 누가 페북에 올렸더라구요. 촛불집회가 있으니 서울광장으로 모이자구요. 이 날 촛불부녀는 엄청난 카메라 세례를 받았습니다. ^^
말씀처럼 진짜 촛불마져 못들면 진짜 끝장일듯…
쇠고기 수입 때와 마찬가지로 시간이 흐르면서 촛불들이 좀 예민해진다는 느낌은 들어요. 즐겁게 항의하고 반대하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싶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