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의 남강변에
텔레비전 하나 버려져 있다.
브라운관엔 먼지가 뽀얗게 쌓였다.
하지만 버려진 텔레비전은
기능을 다한 것이 아니다.
강변에 자리잡은 텔레비전은
이제 정반대로 전파를 송출한다.
항상 전파를 받고
받은 전파로 화면에 그림을 그렸던 텔레비전은
이제 온몸을 송신기로 변환시켜
남강의 바람과 물소리를 온세상으로 송출한다.
강변의 나무들은 어느 하나
텔레비전이 송출하는 전파의 안테나가 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여름이 되어 나무들의 잎이 나면
무수한 접시 안테나가
좀더 느낌이 다른 전파를 송출해줄 것이다.
2 thoughts on “버려진 텔레비전”
이 테레비는 채널이 남강 자연방송 하나로 고정돼 있는데,
시간대별로 하늘과 구름과 강과 나무와 바람 편을 방영하고,
계절 특집으로 비와 눈을 보여준다고 하네요.^^
전파의 범위가 짧아 안테나 가까이서만 시청이 가능하다는 것이 큰 단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송출된 바람이나 강물 소리는 곧바로 시선을 가져가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