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의 화분에서 철쭉이 꽃을 피웠다.
뒤쪽으로 잡힌 두 개의 꽃 몽우리가
마치 토끼의 귀같다.
그 때문에 화분의 철쭉을 보며
철쭉이 혹시 토끼과의 동물인데 동물을 버리고
식물로 종전환을 한 것은 아닌가 잠시 의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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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화분의 철쭉이 볼 때마다 달리보인다.
다시 보니 귀를 쫑긋 세우고
봄이 오는 소리를 듣고 있는 듯했다.
철쭉이 귀를 세우고 봄이 오는 소리를 듣다
고개를 내밀고 눈을 뜨면 그때 꽃이 핀다.
철쭉의 꽃은 처음에는 귀였다가
나중에는 얼굴이 된다.
2 thoughts on “철쭉의 귀”
한두 달 지나 천지 사방에 뭉터기로 피어오르는 철쭉도 볼만하지만,
이렇게 베란다에서 한 송이씩 봄을 터뜨리는 게 더욱 볼만한 것 같습니다.
말씀 그대롭니다. 너무 흔하면 반가움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를 모르겠어요. 벌써 상당히 피었는데 그래도 요 정도면 괜찮은 듯 싶습니다. 한편으로 진달래가 온산을 물들이던 강화의 고려산이 그립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