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쭉과 겨울의 퇴로

Photo by Kim Dong Won
2014년 3월 3일 우리 집 베란다에서

화분의 철쭉이
한 가지의 끝에서
꽃을 세 송이나 피웠다.
네 송이면 모든 방향을
철쭉으로 채울 수 있을 듯 했으나
철쭉은 세 송이의 꽃으로
세 방향만 나누어 가졌다.
비워둔 한 쪽은 겨울의 퇴로이다.
베란다의 철쭉이 봄을 몰고 오긴 하지만
겨울의 퇴로까지 막고 몰아부치진 않는다.
철쭉도 가는 겨울의 퇴로는 열어준다.
철쭉이 열어놓은 길로
잘가거라, 겨울아.

4 thoughts on “철쭉과 겨울의 퇴로

    1. 저도 사실은 한층 푸른 빛이 올라온 잎들 때문에 찍었는데 결국 얘기는 꽃 중심으로 전개가 되네요. 잎들의 얘기도 해야 하는데 잎의 얘기는 아직 잘 듣질 못하고 있습니다. 잎에 좀더 애정어린 눈길을 보내봐야 겠어요. ^^

  1. 겨울이 잘 가도록 열어 놓은 철쭉의 배려였군요..

    이상하죠.
    한 계절이 지나갈 때마다
    새로운 봄도 설래이지만
    가려는 겨울은
    왜 또 이렇게 아쉬운 거라니…

    늘 교차의 삶이라서일까..여튼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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