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잎의 짝사랑

Photo by Kim Dong Won
2014년 3월 21일 서울 천호동에서

잎도 사랑을 한다.
동백의 잎사귀 하나가
매일 그 앞을 지나치는 누군가를 사랑하다
마음의 병을 얻었나 보다.
어제 내린 비로 먼지의 얼룩이 졌어도
다른 잎들은 모두 초록이 진한데
유독 한 잎만 색이 노란빛으로 변색되었다.
보다 못한 햇볕과 위의 잎사귀 하나가 그림자를 내려
이렇게 라도 고백해 보라며
잎에 하트를 그려주었다.
바람도 돕겠다며 그 마음을 흔들었고,
그때마다 잎은 여기좀 봐달라는 손짓이 되었다.
잎이 마음에 담아둔 사람이 누군지는 모르나
지나가다 눈치나 좀 채었으면 싶었다.

4 thoughts on “동백잎의 짝사랑

  1. 그 수줍은 고백을 받은 분은 아마도 dong님이 아니실런지요.^^
    부디 동님을 향한 동백의 사랑을 슬그머니 받아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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