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집배원 아저씨

Photo by Kim Dong Won
2014년 3월 21일 서울 천호동에서

우편물은 항상 같은 분이 배달을 하기 때문에
우리 동네 집배원 아저씨와는 낯이 익다.
한동네에서 오래 살다보니 자주 마주했고
이제는 거리에서 만나면
서로 인사를 나눌 정도가 되었다.
단독에 살 때는 우편물이 올 때마다
더더욱 자주 얼굴을 마주했었다.
아파트로 이사오고 나선
등기우편물이 올 때만 얼굴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얼굴에 웃음을 담고 살기 힘든 세상인데도
볼 때마다 그의 얼굴에서 웃음을 나누어 받을 수 있었다.
근처의 아파트 화단에서 봄꽃을 사진에 담다가 나오는 길이었다.
우리 동네 집배원 아저씨,
우편물을 배달하다 말고
길가에 주저 앉은 몸이 불편한 분을 보자
오토바이를 세우고 그 분을 부축해
걸음을 일으켜 세워준다.
아마 약간의 언덕받이인데도 오르기가 힘들었나 보다.
집배원 아저씨의 팔에 의지해
불편한 걸음이 길을 올라간다.
집배원 아저씨가
오늘은 사람의 정까지 나누어 주신다.

Photo by Kim Dong Won
2014년 3월 21일 서울 천호동에서

6 thoughts on “우리 동네 집배원 아저씨

  1. 정말 친절한 분 같습니다.
    인구가 얼마 안 되고, 집들이 멀리 떨어져 있는데다 노인분들이 많이 사셔서
    우편물 수요가 그리 많지 않은 시골 동네에선 저런 풍경을 목격하거나 상상하기가
    쉽겠지만, 서울 강남에서 저런 분이 계시다니 좋은 동네에 사시네요.

    1. 단독에 살 때는 우편물이 오면 빤히 내다보이니까 서로 인사도 나누고 그랬는데 아파트는 거의 아저씨를 보기 어렵더군요. 항상 웃음을 나누어주셔서 그것만으로도 참 감사한 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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