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와 길건너의 벚꽃, 그리고 현란한 조명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이지만
도시에선 이들 모두가 함께 모여산다.
시골의 어느 집 담장 옆에 자리했다면
아마 벚꽃은 집과도 잘 어울리고
배경이 되어준 그 뒷풍경에 무리 없이 안겨
우리에게 한장의 그림을 내밀었을 것이다.
그러나 도시에선 그럴 수가 없다.
시골에선 모여사는 것들이 서로 잘 어울리지만
도시에선 어울리지 못하면서도 모여살 수밖에 없다.
그래도 우리는 이 도시에서
꽃을 누리며 사는 방법을 알고 있다.
도시에서 우리의 시선은 눈앞에 있다고
모든 것을 다 시선에 담지는 않는다.
우리의 시선은 마치 장애물 경주 선수처럼
쓰레기 더미를 가뿐하게 넘어가고
또 현란한 조명들을 외면하면서
오직 다른 것은 없고
마치 벚꽃 한그루만 있는 것처럼
꽃에 초점을 맞추면서 이 봄밤을 넘긴다.
시골이라면 시선에 함께 담아 꽃을 즐겼겠지만
도시에선 시선의 초점을 딱맞춰 꽃만 즐긴다.
도시에서 우리들이 살아가는 방법이다.
2 thoughts on “도시의 벚꽃”
읍~스! 그러기엔 벚꽃 너머 조명빨들이 너무 현란한데요.^^
감자탕, 순대국, 닭곰탕, 생고기에 호프집까지.
오늘은 꽃이 눈에 안 들어오는데요.ㅋㅋ
저는 한잔한 뒤끝이라 그런 것들이 전혀 눈에 들어오질 않고 벚꽃만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무래도 한잔하시고 보셔야 겠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