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노트

Photo by Kim Dong Won
2012년 4월 9일 우리 아파트에서

창을 넘어온 오후의 햇볕이
계단참의 바닥에
빛의 종이를 얇게 깔았다.
도대체 무엇을 적으려는 것일까.
매번 종이는 환하게 깔았지만
생각은 잘 나질 않는 듯했다.
저녁 때가 되면
꼭 어디론가 치워버리고 없었다.
바닥을 눈여겨 보았으니
아무 것도 적혀있지 않았다.
언제나 환한 빛의 종이만 펼쳤다 갔다.

4 thoughts on “빛의 노트

  1. 아마도 나른한 오후라서 시상이 잘 떠오르지 않은 게 아닐까요.^^
    저녁때 아무것도 안 보인 건, 빽빽히 가득 채워 빈틈이 없기 때문이겠구요.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