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제주행

Photo by Kim Dong Won

그녀가 제주도갔다.
아침에 느닷없이 제주도좀 가서
며칠 놀다오겠다고 했다.
나는 피식 웃으며
제주도가 뭐,
우리 아파트 앞마당인줄 알어라고 되물었다.
그리고, 그래 비행기표는 있냐고 덧붙여 물었다.
그녀가 비행기는 딱 정해놓고 길따라 다녀야 하는 건 아니라서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서 지나가는 비행기 손흔들어 부르고
서주는대로 아무 거나 타고 가면 된다고 했다.
뭔 헛소린가 했는데
집나가고 잠시후
비행기들이 시끄럽게 창밖을 날고 있었다.
여러 대여서 어디에 탔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또 잠시후
벌써 제주에 도착했다고 연락왔다.
많이 얼떨떨했지만
올 때도 옥상으로 올거냐고 물었다.
올 때는 옥상으로 안올거라고 했다.
아파트 주민들이 혹시나 알아차리면
시끄럽다고 몰려와서 항의할게 뻔한데
그거 너무 귀찮다고 했다.
나도 다음에 제주도나 일본갈 때,
속는 셈치고 옥상에 올라가서
손이나 한번 흔들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4 thoughts on “그녀의 제주행

  1. 에이~ 저건 비행기가 아니구 쌕쌕이잖아요. ㅋㅋ
    요즘 중년 여자분들 느닷없이 던지는 돌직구 잘 피하셨네요.^^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