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侯)의 그림자

Photo by Kim Dong Won
2009년 9월 1일 서울 홍대 거리의 중국집 후에서

그의 이름은 후(侯)이다.
그의 몸엔 제후의 피가 흐르고 있다.
한 시절, 그의 땅에선
모든 권력이 그의 것이었다.
사람들은 그의 그림자도 밟을 수 없었다.
하지만 세상은 크게 변했다.
현대를 살아가는 그는
이제 밤마다 하얀 그림자를 몸 뒤로 두르고
그의 집앞에 선다.
그는 그렇게 하얀 그림자로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사람들의 걸음을 그의 중국집으로 이끈다.
그러나 옛명성은 바래지 않아
그의 집은 엄청나게 고급이다.
비록 하얀 그림자의 호객꾼이 되었지만
아무나 그의 집에 들 수는 없다.

4 thoughts on “후(侯)의 그림자

  1. 얼마나 비싼 집인지 모르겠지만, 그렇다면 중국집으로 불러선 안 되고
    Chinese Premium Restaurant 쯤으로 불러줘야겠는데요.^^

    1. 예전에는 큰길가에 있었는데 이제는 골목으로 이사갔더라구요. 임대료가 많이 올랐나 봐요. 저도 들어가보진 못하고 소문만 들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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