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의 축대 위로
사람들에게 등을 내준
황톳길이 엎드려 있었다.
사람들이 모두
그 등을 밟고 길을 걷곤 했다.
비가 오자 황톳길은
나도 한번 걸어보자며
빗물의 손을 잡고 물로 내려오더니
몸을 얇게 펴 물길을 걷기 시작했다.
물엔 물길을 따라 걸어내려가는
황톳길의 걸음이 황톳빛으로 확연했다.
살아있는 길에게나 가능한 일이었다.
비가 아무리 와도
바로 곁의 아스팔트 길은 어림도 없었다.
빗물은 아스팔트 길에게도 손을 내밀었지만
손은 자꾸 미끄러지고 있었다.
빗물이 손을 내밀 때
오직 황톳길만이 그 손을 잡고 일어나
냇물로 내려설 수 있었다.
2 thoughts on “황톳길과 냇물”
황톳길이 진짜 등뼈같이 생겼네요.^^
가평의 여름 풍경, 볼만했겠는데요.
한번 가봐야지 하면서도 버스편이 하도 불편해서 못가본 곳을 깊숙이 들어가 봤어요. 이것저것 사진찍을 것 많더라구요. 펜션이 너무 많아 번잡한 것이 좀 흠이었지만 괜찮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