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나무

Photo by Kim Dong Won
2013년 9월 20일 경남 통영의 경상대학교에서

아이가 나무들 옆을 걷는다.
나무는 걷지는 못하고
아이키의 대여섯 배를 위로 자랐다.
덕분에 나무는 높이를 가졌다.
그 나무의 높이를 아이가 옆으로 걸어간다.
작은 아이였지만
나무의 높이를 옆으로 눕혀 걸으면
아이는 얼마든지 나무와 키를 맞출 수 있었다.
작은 아이와 키큰 나무는 그렇게 하여
서로의 키를 맞추며 친구가 되었다.
가까운 곳에 어른들이 있었지만
어른들은 자리를 펴고 앉았을 뿐
걷지는 않았다.

4 thoughts on “아이와 나무

    1. 학교 교정에 쉬는 곳이 있어서.. 그곳에 아이패드 펼쳐놓고 일하고 있었죠. 그러다 눈에 들어오길레 한장 찍었어요. 사실 들어갈 일도 없는 곳인데.. 정말 사진은 종종 우연찮게 얻어지는 것 같아요. ^^

  1. 나무는 나무스럽게, 아이는 아이스럽게 잘 포착한 그림 같습니다.
    어려서부터 나무 그늘을 걷는 아이는 키만큼이나 생각도 자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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