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8일날, 개기월식이 있었다.
달이 숨바꼭질을 하는 날이다.
사람들이 모두 월식 구경에 난리였지만
난 월식의 순간을 지켜보지 않았다.
숨바꼭질에서
술래가 눈을 뜨고
숨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반칙이다.
잠시후 베란다에 나가보았더니
달은 숨바꼭질을 하자고 해놓고도
금방 나 여기있네 하며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이상했다.
스스로 들키고도 얼굴이 환했다.
달에게 들키고 안들키고는
중요하지 않는가보다.
그저 어떻게 해도
오래간만에 하는 숨바꼭질이
마냥 즐거운 눈치였다.
달의 얼굴이 환한 밤이었다.
2 thoughts on “달의 숨바꼭질”
달 속에 세계지도를 거의 고스란히 그려내고 있는 걸 보면
달은 어쩌면 해보다는 지구와 더 숨바꼭질 하자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월식 끝나고 나서 올려다 보았더니 어찌나 밝은지 눈이 다 부시더군요. 내년 봄쯤에도 있다는 것 같던데 그때는 숨는 것도 한번 지켜봐야 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