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의 두 가지 작별

Photo by Kim Dong Won
2014년 10월 13일 경기도 화성의 우음도에서

살아가는 일에 바쁜 도시에선
하루가 언제 저무는지도 모르게 마감된다.
마무리를 하면서도 하루는
작별의 손을 내밀 기회마저 갖지 못한다.
우음도의 갈매밭에 서면 저무는 하루는 완연하기 이를데 없다.
갈대는 저무는 하루를 향하여 손을 흔들 기회를 갖는다.
그렇게 하여 우음도에선
갈대가 손흔들어 보내는 작별로 하루가 마감된다.
그 곁에 서면 우리도 함께 손을 흔들게 된다.

하루가 저물 때쯤 갈대는
낮게 몸을 눕히는 저녁빛에 하얗게 물들었다.
몸이 부시도록 황홀한 시간이었으나
빛은 얼마 안있어 곧 몸을 빼려했다.
그러자 갈대는 이렇게 몸인 듯 마음인 듯 모두 물들여놓고
그냥 가는 법이 어디있냐며
이대로는 못보낸다고 온통 난리였다.
우음도 갈대밭에선
이제 가야하는 하루와
이대로는 못보낸다는 갈대의 몸부림으로
난리통 속에 하루가 마감되고 있었다.

Photo by Kim Dong Won
2014년 10월 13일 경기도 화성의 우음도에서

2 thoughts on “갈대의 두 가지 작별

  1. 이발소 그림인 줄 알았습니다.^^(사실 제일 멋진 사진들이 걸려 있죠)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는 해질녘 나들이라면 일부러라도 해 보고 싶어지는데요.

    1. 어찌나 넓은지.. 처음에는 걸어다니며 사진찍어보겠다고 나섰는데 곧바로 포기하고 차로 돌아다녔습니다. 여기도 개발이 된다고 하니 그 전에 자주 들러보는게 좋겠다 싶더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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