볕이 좋은 날이었다.
햇볕이 잘드는 골목을 골라 잠시 걸었다.
온몸에 볕의 온기가 완연했다.
얇지만 보온성 좋은
옷 한벌을 더 겹쳐 입은 듯했다.
이 모두가 다
바람이 자기 때문일 것이다.
바람은 햇볕이 걸쳐준 옷을 심술궂게 걷어간다.
걸리면 죽는다는 것은 알아
옷을 걷어선 항상 줄행랑이다.
하지만 골목의 어디에서도
바람의 심술은 없었다.
굵은 통신선은 그림자를 바닥으로 내린채
대칭을 그리며 골목을 흘러갔다.
통신선의 그림자를 밟고
아슬아슬 걸어도 좋을 듯했다.
바람이 자는 날의 동네 골목을
볕이 좋은 곳으로 골라 잠시 걸었다.
2 thoughts on “햇볕 좋은 날의 동네 골목”
동네 골목길엔 굉장히 볼 게 많죠.
세탁소와 컴퓨터집 간판 스타일이 이 동네가 최신도, 아주 오래된 골목도 아닌
적당한 연륜을 가진 동네란 걸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아, 컴퓨터집 아니고.. 컴퓨터 세탁인디.. 이 골목은 가게는 요집하고 작은 수퍼 하나가 있어요. 말 그대로 정말 골목이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