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불공평

Photo by Kim Dong Won
2014년 12월 24일 우리 집에서

시간만큼 불공평한 것이 또 있을까.
초침은 눈에 확연하게 보이는 잰걸음으로
한바퀴를 돌아야 겨우 1분을 얻어낸다.
분침은 같은 한바퀴를 돌고도 1시간을 가져간다.
시침은 항상 서서 빈둥거리고 있는 듯한데도
어쨌거나 그 느린 걸음으로 한바퀴를 돌고 나면
무려 12시간을 손에 쥔다.
시계의 자판 위에서
초침은 계약직, 분침은 정규직이다.
나름 둘은 일해서 시간을 챙겨간다.
시침은 빈둥거리면서도
시간은 가장 많이 뜯어먹고 사는 자본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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