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의 장기동,
어딘지 알 수 없는 곳에 잠시 차를 세웠다.
사는 사람들은 잘 아는 곳이겠지만
나는 생전 처음 와보는 곳이다.
오랜 운전으로 피곤한 그녀가 잠시 눈을 부치는 사이
나는 동네의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
이곳이 철새들이 자주 하늘을 가로질러 날아가는 곳임을 알았다.
철새를 올려다 볼 때, 마리수에 따라 생각이 바뀌었다.
철새 한 마리가 혼자 날아가고 있으면
허겁지겁 날고 있는 듯 보였다.
어쩌다 무리를 놓쳐
급하게 찾아나선 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철새 두 마리가 날고 있으면
무리를 빠져나와
어디서 몰래 연애질하다 오는 거구나 싶었다.
철새 세 마리가 날고 있으면
엄마 아빠에 애 하나를 둔 가족만 같았다.
크기와 모습이 비슷비슷해서
누가 엄마이고 아빠이며, 또 애인지는
도무지 구별이 가질 않았다.
아마 네 마리였으면
애 둘을 둔 가족보다는
부부 모임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여겼을 것이다.
철새들이 난다.
여러 마리가 함께 난다.
함께 하늘을 날 때,
철새들은 날개를 저어 계절을 바꾼다.
날개짓에 언제 계절이 바뀔까 싶지만
먹이를 찾아 사는 곳을 오갈 때
철새의 긴 날개짓 끝에서
어김없이 계절이 바뀐다.
2 thoughts on “철새의 수와 생각”
왜 날아가는 철새들은 눈을 들어 보는 순간 일순 정지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지 모르겠어요.
피곤해서 우연히 들어간 동네였는데 철새 구경하기에 딱 좋은 동네다 싶더라구요. 비행기도 간간히 날더군요. 정지한 듯 보인다면 그때는 제자리 날기를 하고 있는 중인지도.. ㅋㅋ iami님 블로그에 들어가면 차단 에러가 나던 것은 다음측에 두 번이나 메일을 보냈더니 이제 해결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