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된 담쟁이, 바람이 된 담쟁이

Photo by Kim Dong Won
2015년 1월 11일 경기도 덕소의 한강변에서

내 비록
벽이나 담을 짚어야
겨우 일어설 수 있는 몸이나
이 정도면 족히
굳건하게 홀로선 나무 한 그루를 이루었다
말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내 비록
담이나 벽이 없으면
지탱을 할 수 없는 허약한 몸을 가졌으나
이 정도면 족히
거칠 것 없이 세상을 휩쓸고 다닌
바람의 자유를 이루었다
일컬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Photo by Kim Dong Won
2015년 1월 11일 경기도 덕소의 한강변에서

2 thoughts on “나무가 된 담쟁이, 바람이 된 담쟁이

  1. 인정합니다.^^ 나무라 말하고 바람이라 일컫겠습니다.
    담쟁이들이 제 수고를 알아봐 주는 이 앞에서 멋진 포즈를 취했네요.

    1. 예전에는 양평에 가려면 반드시 거쳐가는 곳이 덕소였는데 이제는 들를 일이 없는 곳이 되어 버렸죠. 그런데 동네에 새로 암사대교가 생기는 바람에 그 다리 한번 건넜다가 덕소의 한강변에서 담쟁이를 만났습니다. 여기서 보는 석양이 아주 괜찮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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